• 2025. 5. 27.

    by. 망고빙수덕후

    매년 봄이 되면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꽃가루가 극심한 5월엔 많은 이들이 항히스타민제를 찾게 되는데요. 이때 '졸림'을 유발하는 약이라면 반드시 성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일부 알레르기 약의 장기 복용은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병 위험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콜린제가 포함된 알레르기 약의 특성과 치매 위험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졸음 유발 알레르기 약, 뇌 건강의 적일 수 있다!

    뇌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 '항콜린제'

    항콜린제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아세틸콜린은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인데, 항콜린제는 그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 아세틸콜린 수용체 차단 → 인지기능 저하
    • 뇌혈액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 →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
    • 히스타민 수용체뿐 아니라 세로토닌, 아드레날린 수용체에도 작용

    대표적인 항콜린제 성분으로는 디펜히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 히드록시진, 트리프롤리딘 등이 있으며, 이는 모두 1세대 항히스타민제에 포함된 약물입니다.

    장기복용 시 인지기능 손상 가능성

    서울대학교 조성일 교수팀은 60세 이상 노인 19만여 명을 대상으로 12년에 걸친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항콜린제 복용량과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고 합니다.

    • 연간 120일 이상 복용한 그룹: 알츠하이머 위험 39% 증가
    • 50~119일 복용한 그룹: 알츠하이머 위험 19% 증가
    • 0~9일 복용한 그룹: 기준치(가장 낮은 위험)

    이는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대만 국립양명대학의 대규모 연구 결과들과도 일치하며, 항콜린제의 뇌에 대한 누적 독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1세대 vs 2세대 항히스타민제: 무엇이 다른가?

    1세대 항히스타민제: 빠른 효과, 그러나 부작용 우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비선택적으로 작용해 졸림, 혼란, 건조증, 배뇨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특히 뇌혈액장벽을 쉽게 통과하기 때문에 고령자에게는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큽니다.

    • 대표 성분: 디펜히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 트리프롤리딘, 히드록시진
    • 장점: 급성 알레르기나 아나필락시스에는 빠른 효과
    • 단점: 졸림, 집중력 저하, 인지장애 가능성

    2세대 항히스타민제: 더 안전한 선택지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H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고, 뇌혈액장벽을 거의 통과하지 않아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

    • 대표 성분: 세리티진, 로라타딘, 베포타스틴, 에피나스틴
    • 장점: 졸림이 적고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음
    • 단점: 작용 발현이 느릴 수 있음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2세대 중에서도 약효가 강화되고 대사산물까지 안정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입니다. 대표적으로 레보세티리진, 펙소페나딘, 데스로라타딘 등이 있습니다.

    항콜린제, 의외의 곳에 숨어 있다

    항콜린 성분은 단지 알레르기 약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다양한 약물에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약을 선택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감기약: 감기 증상 완화제 중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 포함
    • 우울증 치료제: 삼환계 항우울제(TCA)
    • 요실금 약: 옥시부티닌 등
    • 파킨슨병 치료제: 벤즈트로핀, 트리헥시페니딜 등
    •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항무스카린계 약물

    이 중 다수는 고령자에게 처방되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인 약물 상호작용과 누적 위험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 건강을 위한 선택 팁

    1. 약국에서 약을 고를 때는 졸음 유발 여부 확인하기

    일반의약품 중 졸음을 유발한다고 명시된 제품은 대체로 항콜린 성분을 포함합니다. 약사에게 반드시 '졸림 없는 약'으로 요청하세요.

    2. 고령자 또는 인지기능 저하가 염려되는 가족이 있다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심으로 선택하기

    환자가 치매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면,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항콜린 성분이 없는 대체 약물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급성 알레르기일 때는 단기적으로 1세대 사용도 가능

    아나필락시스나 심한 비염 증상 완화에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빠르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단, 단기간 복용에 한해서이며, 고령자라면 반드시 의사의 판단 하에 사용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현명한 약물 선택’

    • 미국 FDA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을 분명히 경고하고 있으며, 고령자에서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WHO와 세계알레르기기구(WAO) 또한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복합 감기약과 항알레르기약 사용 시 복용 성분에 대한 사전 확인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치료 안전까지 고려하자

    알레르기 약을 선택할 때 단순히 증상 완화만을 목표로 해선 안 됩니다. 장기 복용이 불가피한 경우, 그리고 인지기능이 민감한 고령층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약을 고를 때 ‘졸음이 오는가’라는 단순한 기준이 사실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가’라는 깊은 건강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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