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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춘곤증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계절 탓으로 돌리기엔 피로감이 유난히 오래 간다면, 단순 피로가 아닌 '질병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바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생기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여성에게 흔하며 방치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 질환은, 피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갑상선이란? 체온부터 신진대사까지 조절하는 호르몬 공장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metabolism)를 조절하는 티록신(T4)과 삼요오드타이로닌(T3)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들은 체온 유지, 심장 박동, 소화, 뇌 기능 등 거의 모든 생명 유지 시스템에 관여하기 때문에 아주 소량의 변화만으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 티록신(T4): 혈중에 풍부하지만 비활성 상태
- T3(삼요오드타이로닌): 실제로 작용하는 활성 호르몬
- TSH(갑상선자극호르몬): 뇌하수체에서 분비되어 갑상선을 자극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면 몸의 대사가 느려지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요 증상: 춘곤증? 만성피로? 그 이상을 의심하라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흔히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치기 쉬운 증상으로 시작되며, 그 다양성과 모호성 탓에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 몸이 쉽게 붓고, 살이 찐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부종이 생기고, 대사 저하로 체중이 증가합니다.
🔸 무기력함과 기억력 저하
아무리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특히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 추위를 잘 탄다
기초대사량 감소로 인해 체온 유지가 어렵고, 여름에도 긴팔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 소화불량과 변비
장운동이 느려져 만성 변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여성의 경우 생리 이상
월경량이 증가하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으며, 이는 갱년기 증상과 혼동되기 쉽습니다.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성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입니다. 이는 면역세포가 갑상선 조직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갑상선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됩니다.
다른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후 갑상선염: 출산 후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갑상선 기능 저하
- 아급성 갑상선염: 감기 후 발생할 수 있으며, 보통은 자연 회복
- 방사선 치료나 갑상선 수술 이력: 의학적 개입 후 발생 가능
이러한 원인은 대부분 혈액검사와 병력 청취를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 알고 보면 무섭다
정상적인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보이지만,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오는 상태를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합니다. 겉보기엔 건강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상태 역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고지혈증
-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 우울감, 무기력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모호하기 때문에 특히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놓칩니다. 50대 이후 여성이라면 피로감, 기억력 저하가 느껴질 때 꼭 검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꾸준한 약 복용이 핵심
🧪 셀프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의심될 때 아래 항목에 해당되는지 스스로 점검해보세요.
3개 이상 해당된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증상 항목 해당 여부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다 ☐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하다 ☐ 체중이 늘었지만 식욕은 없다 ☐ 추위를 유난히 잘 탄다 ☐ 목이 붓거나 답답한 느낌이 든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퇴한다 ☐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월경량이 많아졌다 (여성) ☐ 목소리가 쉬거나 낮아졌다 ☐ 변비가 자주 생긴다 ☐ 이 체크리스트는 참고용이며, 확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혈액검사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 혈액검사 진단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 TSH (갑상선자극호르몬)
- Free T4 (유리형 티록신)
- T3 (삼요오드타이로닌)
이중 TSH가 높고, Free T4가 낮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됩니다.
💊 치료 원칙
기본은 갑상선호르몬제(레보티록신) 복용입니다. 이 약은 체내에서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대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줍니다.
- 복용 시 주의사항: 아침 공복에, 다른 약이나 음식 없이 단독 복용
- 식사는 복용 후 최소 30분~1시간 뒤에
- 장기 복용에도 안전성 높음, 임산부도 복용 가능
식습관과 생활관리: 요오드, 많다고 좋은 건 아니다
❌ 요오드 과잉 섭취 금물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조류는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다 섭취 시 오히려 갑상선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이미 하루 요오드 섭취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일일 권장량의 10~20배를 섭취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 규칙적인 생활 습관 유지
- 수면: 하루 7~8시간 숙면
- 스트레스 관리: 명상, 운동, 산책 등 활용
- 주기적인 건강검진: 중년 여성은 특히 연 1회 이상 갑상선 검사 권장
놓치기 쉬운 합병증: 심장과 신장 건강도 위협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장기적으로 방치될 경우, 다음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심박수 저하
- 심장 박출량 감소로 인한 심부전
- 콜레스테롤 상승으로 인한 동맥경화
- 신장 기능 저하
기존에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그 위험도를 2배 이상 높일 수 있어 치료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피로가 길어진다면, 몸의 소리를 의심하자
계절이 바뀌는 봄, 피로하고 무기력한 당신. 혹시 단순한 춘곤증이 아닌 갑상선 기능 이상은 아닌지 점검해보세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63만 명이 넘는 다고 합니다.
단순히 피로를 참는 것이 아닌,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건강한 삶의 시작입니다. 전문의 상담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갑상선은 매우 민감한 기관이기에, 어떤 보충제나 건강식도 섣불리 시작하지 마시고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 관리를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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